확률 이야기

0.6% 뽑기를 100번 하면 정말 한 번은 나올까

2026년 7월 13일

확률이 0.6%다. 100번을 뽑는다. 0.6 × 100 = 60%… 가 아니라 "대충 한 번은 나오겠지". 많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고 100연차를 지릅니다. 상당수는 빈손으로 끝납니다. 운이 나빠서가 아닙니다. 계산이 원래 그렇습니다.

기댓값은 정직하다. 그리고 오해를 부른다

0.6% 확률로 100번을 뽑을 때, 뽑히는 횟수의 기댓값은 0.6번입니다. 0.006 × 100 = 0.6. 여기까지는 직관과 맞습니다. 문제는 그다음입니다. 사람들은 기댓값 0.6번을 거의 한 번으로 읽습니다.

기댓값은 평균이지 보장이 아닙니다. 0.6번이라는 값은 이렇게 나옵니다. 0번 뽑은 사람이 아주 많고, 1번 뽑은 사람이 좀 있고, 2번 뽑은 운 좋은 사람이 아주 조금 있습니다. 전부 평균 내면 0.6. 실제로 가장 흔한 결과는 0번입니다.

100번 전부 실패할 확률을 직접 계산해보자

한 번 실패할 확률은 1 − 0.006 = 0.994입니다. 매 뽑기가 독립이라면 100번 연속 실패할 확률은 이 값을 100번 곱해서 나옵니다.

0.9941000.547

약 54.7%. 절반이 넘습니다. 0.6% 뽑기를 100번 돌린 사람 100명 중 55명은 아무것도 못 건집니다. 뽑을 확률은 45.3%, 동전 던지기보다 낮습니다.

많은 사람이 "100번이면 웬만하면 나오지"라고 생각하는 지점에서, 실제로는 절반 이상이 실패합니다. 그게 정상입니다. 커뮤니티에 "100연차 꽝" 글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. 그 사람들은 특별히 운이 나쁜 게 아닙니다. 그냥 다수입니다.

그럼 몇 번을 뽑아야 "웬만하면" 나오나

성공 확률이 50%를 넘는 지점은 뒤집어서 구합니다. 0.994n < 0.5가 되는 n을 찾으면 됩니다.

뽑기 횟수한 번이라도 뽑을 확률
50회약 26.0%
100회약 45.3%
116회약 50.3% ← 여기서 겨우 절반
200회약 70.1%
300회약 83.6%
500회약 95.1%

"거의 확실히"라고 부를 만한 95%에 도달하려면 500번을 뽑아야 합니다. 100번의 다섯 배입니다.

확률은 쌓이지 않는다

뽑기는 앞의 결과를 기억하지 못합니다. 99번 연속으로 실패했어도 100번째 뽑기의 확률은 여전히 0.6%입니다. 첫 번째 뽑기와 똑같습니다.

"이만큼 실패했으니 이제 나올 때가 됐다"는 생각을 도박사의 오류라고 부릅니다. 동전을 아홉 번 던져 전부 앞면이 나와도 열 번째가 뒷면일 확률은 여전히 절반입니다. 동전은 앞의 아홉 번을 모릅니다.

확률이 실제로 올라가는 경우는 딱 하나입니다. 게임이 소프트 천장을 넣어줬을 때. 확률이 저절로 쌓이는 게 아니라, 게임사가 코드로 "몇 회차부터는 확률을 올려준다"고 정해둔 결과입니다. 자연법칙이 아니라 게임 설계입니다.

천장은 그래서 존재한다

게임사가 천장을 넣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. 순수 확률만 두면 500번을 뽑고도 못 건지는 사람이 5%씩 나옵니다. 그런 경험은 게임을 그만두게 만듭니다. 그래서 대부분의 가챠 게임은 N회에 도달하면 무조건 준다는 하드 천장과, 그 직전부터 확률을 끌어올리는 소프트 천장을 넣습니다.

천장이 있는 게임이라면 위 숫자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. 예를 들어 기본 확률 0.6%에 74회부터 소프트 천장이 붙고 90회에 하드 천장이 있는 구조라면, 평균 뽑기 횟수는 약 62회로 떨어집니다. 90회를 다 채우는 사람은 소수입니다.

자신이 하는 게임의 확률과 천장을 시뮬레이터에 넣어보면 이 숫자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바로 보입니다. 직접 돌려보는 데 돈은 들지 않습니다.

정리

→ 내 게임 확률로 직접 돌려보기